우리집은 애들이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TV와 장난감들을 다 없앴다. 남아있는 장난감은 받은 선물+유치원 교구+레고 이 정도가 다이고 장난감보다는 연습장에 낙서를 하거나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하는 편이다.
인터넷에서 뽑은 알파블럭스, 넘버블럭스, 티니핑 색칠공부도 어느정도 바닥이 나고 질려할 때 쯤부터 자꾸 프린트로 학습지를 뽑아달라고 하는데, 돈이 많이 드는 구몬이나 패드학습은 일절 하지 않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 홈스쿨링 학습지를 찾아서 조금씩 해왔다. 그런데 무료 학습지를 찾는 것은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용을 확인해야 하니 매우 번거로웠다.
아! 이래서 돈주고 학습지를 사야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이들이 넘버블럭스를 좋아하길래 넘버블럭스 워크북을 샀다. 그런데 그것도 길어도 2~3일 만에 다 해치우니까 더이상 살게 없었다. 이제는 스티커를 붙이고 색칠하는 워크북은 아이들한테 너무 쉽고 유치한가?
원래는 소마셈이나 팩토같이 창의수학문 학습지를 사려고 했는데 그림과 컬러가 들어가니 너무 비쌌다. 그래서 그냥 그림도 없는 무미건조한 기탄수학D단계 (더하기 연습)을 샀다. 남편은 유치원생들에게 너무한거 아니냐고 했지만 웬걸? 첫째가 너무 좋아했다. 어차피 내년에 첫째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상관없지 않나?
첫째가 처음 1~2주는 기탄수학을 하루에 열몇장씩 풀고 재미있게 했다. 그러나 점점 흥미를 잃었는지 안하고 방치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누나가 풀던 문제집에 둘째가 낙서하는 바람에 첫째가 화가 나버렸다. 유심히 살펴보니 둘째는 낙서를 한 것이 아니라 수학문제를 풀고 있었던 것... 오마이 갓! 아이 아빠는 누나꺼니까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관심있을 때 무조건 하게 두는게 내 원칙이다.

작년부터 넘버블럭스에 푹 빠져서 1~2년 정도 넘버블럭스 영상+책+장난감 조합으로 놀다보니 아이들이 숫자에 도가 튼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7+9=16과 같은 연산을 해서 글로 답을 적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숫자는 도대체 뭘 쓴건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지만 90%의 확률로 정답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보니까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 천재였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종종 어려운게 나와서 (두자리 덧셈) 잘 안풀리면 승질내는 것이다. 머리 아프면 쉬었다 하라고 해도 잘 안된다며 발을 구르고 난리다. 그래도 조금 있다가 마음이 가라앉으면 집에 있는 (유치원에서 받아온) 주판?으로 알을 굴려서 혼자서 답을 찾아 적는다. 학습지 뒤에 답이 있다는 것을 모르나보다. 또 재미있는 것은 자기가 적은 답끼리 더해서 무한정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는 것... 아이들의 몰입 능력은 참 대단하다.

그리고 더 기특하고 신기한 일은 둘째가 숫자를 쓴 지 2주 뒤 갑자기 한글과 알파벳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글을 따로 가르쳐 준 적은 없는데 자기 이름부터 알더니 온 가족 이름을 쓰기 시작하고 자기 눈에 보이는건 다 따라 적고 있다. 빨리 한글을 알고 책을 스스로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우리아이가 수학하는 걸 보고 똑똑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맘카페에 찾아보면 비슷한 친구들이 많기에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서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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