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쿨링을 위한 수영 홈스쿨링
발리에 가면 꼭 해야할 체험은 스노쿨링이다. 일단 우리나라 바다보다 따뜻하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도 열대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문 다이빙 스킬이 없더라도 스노쿨링을 할만한 기본적인 수영능력(음파음파?)은 필요하다. 게다가 풀빌라가 많으니까 수영장을 잘 이용하면 숙소값을 뽕뽑을 수 있다.
어른 둘이 가면 수영장이 있는 숙소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아이랑 가면 꼭 안전에 대해 생각을 해야한다. 수영을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물에 빠졌을 때 물에는 뜰 줄 알아야 하니 발리 가기 전에는 반드시 기초수영은 가르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5월 중순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집근처 수영장에서 아이들 데리고 수영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 아이들 수영능력 상태
아이들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여름철 워터파크나 집근처 물놀이장을 한번쯤은 가봤을 듯 하다. 우리 애들은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한번? 정도 가보았는데, 첫째는 물을 좋아해서 일년 전 키즈 수영장 레슨을 (회당 4만원) 다녔지만 3회차 쯤 되었을 때 수영을 배우기 싫다고 하여 환불받고 그만둔 적이 있다. 둘째는 물이라면 아주 질색하여 욕조와 심지어 아쿠아리움에도 안들어가던 아이였다. (실제로 워터파크 가서도 하루종일 물에 안들어가고 밖에만 있었음)
결론적으로 첫째는 물을 좋아하지만 수영을 아예 못했고, 둘째는 물을 싫어하는 상태였다.
(아래 수영 홈스쿨링 진도는 첫째를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 엄마아빠 수영능력
- 엄마: 현재 육아로 체력은 좋지 않지만 수영을 나름 잘하는(?) 편이다. 오리발, 다이빙까지 진도가 나가서 웬만한 수영동작은 셀프로 가르칠 수 있다. (전문 수영강사가 아니니 당연히 수영자세 교정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아빠: 물에 잘 못뜬다. 개인레슨까지 붙여줬는데 수영능력은 타고난걸까? 내가 볼 때 답답하다.
*아래 수영 홈스쿨링 진도는 첫째를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 수영 첫째주: 물 적응하기
맨 먼저 남선공원 수영장에 가보았다. 어린이 2000원, 어른 4800원의 착한요금으로 2시간 이용가능하다. 1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4인가족 모두가 일요일 오전 수영을 즐길 수 있다니! 수영 홈스쿨링을 하면 시간 당 4만원이었던 키즈수영장 레슨비에 비해 참 저렴하니 수영 진도압박에 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첫째에게 킥판잡고 발차기를 시켰다. 그런데 자꾸 장난만 쳐서 내 마음이 조급해졌다. 여기서 화를 내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참아야 한다. '2시간에 2천원'을 생각하며 버텼다. 그래도 킥판잡고 발차기는 몇번 왔다갔다 해보았다.
다음으로 둘째는 물에 안들어가려고 했다. 그래서 남편이 둘째를 데리고 무릎아래 수심이 있는 곳에서 왔다갔다 걸으며 물과 친해지
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점점 깊이를 달리하려 들어가려는데 아이 기준으로 배 위에까지 물이 오면 무섭다고 나가버렸다.
오랜만에 수영장에 와서 그런지 아이들이 2시간이나 수영을 했다.
> 수영 둘째주: 킥판잡고 발차기 연습
수영 둘째주에도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첫째는 끝에서 끝까지 킥판 발차기를 완수하지 못하고 자꾸 중간에 발을 디뎠고 다리가 아프다고 힘들다고 했다. 둘째는 이번에는 춥다고 아예 물에 안들어가려고 했다. 생각했던대로 수영 홈스쿨링이 잘 되지 않아서 나는 매우 실망했다. 게다가 아이들은 힘들다고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점점 날이 더워지며 수영장에 온수를 안트니까 물이 차가웠다. 그러니 수영 1시간만에 춥다고 빨리 집에 가자고 징징거렸다. 이 날은 실패였다.
> 수영 셋째주: 음파음파 연습
자기주장과 고집이 센 아이들은 똑똑하고 야무지게 보일지 몰라도 남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멋대로다. 그래서 늘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배움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첫째가 그런 고집불통 타입이라 나는 첫째를 가르칠때마다 화가났다.
지난 주에 첫째가 수영을 하면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발차기를 할 때 다리를 구부리고 아무렇게 차서 앞으로 몸이 나가지 않았으며, 다음으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킥판발차기를 하니 몸이 사선으로 내려가서 다리가 자꾸 물에 가라앉았기 때문이었다. 몸이 물에 편하게 뜨려면 자연스럽게 수면과 얼굴이 닿아서 수평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음파음파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오늘은 기필코 음파음파를 가르치리라! 하고 첫째에게 아래와 같이 단단히 일러 두었다.
"지난번처럼 징징거리거나 그저 놀기만 한다면 우리는 주말마다 수영장에 가는 의미가 없다."
" 우리는 놀러온 것이 아니고 배우러 온 것이다. 엄마가 하는 것을 잘 보고 따라해 보아라. 잘 보지 않고 마음대로 하면 배울 수 없다."
음파음파 하는 방법: 1단계
아직 첫째는 음파음파를 이해를 못한건지 자꾸 물속에서 입을 열어 공기를 뺐는데 그럴때마다 물을 먹어서 코도 맵고 난리도 아니였다. 단계적으로 알려주는 방법은 물속에서 숨을 참고 물밖으로 나왔을 때 입으로 '파!' 하며 숨을 내뱉는 것이다. 일단 이번주에는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입으로 숨을 뱉는 연습만 시켰다. 역시나 잘 하지 못하였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오래걸리나...?
나중에 수영장 휴게실에서 체육전공하는 어느 학부형에게서 들은 말인데 아이들 음파음파 가르치는데에만 2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상 음파음파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이고 음파음파만 잘 하면 나머지는 쉽게 배울 거라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 수영 넷째주: 음파음파 킥판발차기 성공!
주말마다 수영장에 간 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오늘은 어떨지 걱정부터 되었다. 욕심을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지난번에 배운 음파음파부터 다시 연습시켰다. 말이 연습이지 거의 놀이였다. 물속에 손가락 몇개를 펼쳣는지 숫자를 맞춰보는 놀이였다. 그러면서 물속에서 숨참는 방법을 터득했는지 음파음파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킥판을 잡고 음파음파 발차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아주 완벽한 호흡법은 아니지만 자세는 그럴싸해 보였다.
음파음파 하는 방법: 2단계
수영 할 때 물속에서 숨을 참으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서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 그럴 땐 코에서 서서히 숨을 빼주면 된다. 코에서 공기가 나가면서 코에 물이 들어가는 것도 막아주는데 산소가 부족해지면 물에 올라와서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키면 된다.
아이에게 이제는 물속에 들어가면 숨을 처음에는 참다가 코로 점점 공기를 빼라고 했다. 그리고 물 위로 올라와서는 숨을 '파' 하고 뱉지말고 '하' 하고 마시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일단 물에 들어갔으니 연습하다보면 이것도 금방 터득할 것이라고 본다.
> 엄마표 수영 홈스쿨링 원칙: 작은 성취는 연습의 원동력, 그때까지 조급해하지 않기
'내 동생은 5살 때 수영을 배워서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아왔는데...', '수영선생님 애들은 어린이집 다닐 때 부터 수영을 했다는데...', '한 달이 지났는데 우리 애들은 왜 못할까?' 하며 아이들의 수영실력이 나아지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었다. 하지만 엄마가 욕심을 내려놓고 하루에 하나씩 가르치자고 다짐하는 순간 아이는 갑자기 도약한다. 수영을 시작하고 한달이 다 되기까지 음파음파도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한순간 못하던 동작을 하고 수영이 재미없다고 불평하던 아이가 4주차에 한번의 성공으로 재미를 느꼈고고 계속 수영 연습을 했다.
한 달 동안 5만원을 들여서 음파음파까지 성공시키니 학원비가 굳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다음주에는 어떤 연습을 할까? 음파음파를 하고 자유형을 슬슬 시작하면 되려나? ^_^ 다음 수영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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