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나서 남편 직장때문에 멀리 타지에서 신혼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직장 특성상 어디에 정착해서 오래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직장을 구하는게 참 어려웠어요.
그래서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집 근처 아르바이트나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이어야 했어요. 세상에 모든 프리랜서들이 그렇듯 비정규직에 계약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을 찾아야만 하는 고용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만큼 휴가도 없고 (휴가=수익없음) 집안일도 더 해야합니다. 그러니까... 낮 시간동안에는 육아와 가사를 하고 아기가 자서 저도 함께 쉬어야만 하는 시간에 일을하게 되는거죠. 잠을 줄여가며 밤늦게 새벽일찍 일할 수도 있구요. 집에서 일을하기 때문에 퇴근시간, 주말이 없이 내내 일을 하게됩니다
재택근무라는 이유만으로도 일을 쉬엄쉬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집중할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서 일을하면 일이 늦어지게되구요,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말을 건다거나 아기가 칭얼대면 봐줘야 한다거나... 솔직히 그럴 땐 좀 화가나요ㅠㅠ
이 모든건 제가 돈버는 능력이 없어서 생긴 저의 업보라 생각하면서 참고있어요. 육아휴직으로 오로지 육아에 집중하고 언젠가 돌아갈 직장이 있는 분들이 참 부러워요.
저는 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산후조리원에서도 틈틈히 번역을 했고 요즘엔 남은 냉장고 반찬들로 점심을 먹으며 폭풍 타이핑을 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건너 뛸 때도 있고요) 오후에는 아기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야해서 그 전에 청소며 재택근무며 모든 일들을 마쳐야 합니다.
아기키우는 집들 보면 많이들 사먹고 집안일 안하고 거의 육아에만 전념하던데, 저는 모든걸 다 잡으려니까 골병이 날 것 같아요. 마음의 여유도 없고 말이죠. (배달음식이나 외식은 한달에 한두번? 거의 없어요ㅋㅋ)
아기를 위해서 저는 모든걸 포기하고 있습니다. 커리어, 돈, 건강, 사회생활. 나중에 아기가 이걸 알아줄까요?
저도 식사시간 때 맞춰서 누가 해주는 밥을 먹고싶고, 사람하고 대화하고 싶고, 온전히 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네요.
그래서 아기에게는 미안하지만 필요하면 어린이집 연장반에 보내야 하나..이런 생각도 들어요. 제가 40까지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영영 이렇게 살 것 같거든요.
남편 직장의 사회생활도 중요하긴 한데, 이를 맞춰주려 제 사회생활을 자꾸 포기하는 부분이 넓어진다면 결과적으로는 계속 암담한 상황이 반복될거에요.
내년에는 일을 줄이고 좀 더 저 자신에게 투자해서 좀 더 금전적으로 발전적인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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