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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오은영 박사 지음)

살콤아내 2021. 6. 1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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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에서는 내담자를 대할 때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데, 오은영 박사님 또한 아이를 대할 때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줘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부모로서 아이를 사랑하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감정적인 강요와 억압적인 훈육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어른의 입장에서 약속과 규칙들을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아이가 실수 없이 이를 잘 처리하도록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보다 경험이 적고 아직 미숙하므로 아이가 완벽히 부모의 지시에 따르는 것는 불가능하다. 설령 어떤 아이들이 부모님께 얌전히 순응하더라도, 이것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을거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부모에 의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아이들은 언젠가 부모와 소통하지 않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더더욱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세상 경험을 하며 스스로 본인의 스키마를 차츰차츰 변화시키며 성장해나가게 되는데, 그 자양분이 되는 것은 부모의 무한한 사랑과 격려와 도움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하며, 아이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의 발달 수준 내에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라는 말이 있다. 오은영 박사님께서는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 보다 아이가 부모를 더 사랑한다고 한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아이를 혼내고 감정이 좋지 않을 때, 울 깜짝이는 항상 먼저 다가와서 놀자고 한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ㅜㅜ 때로는 이게 좀 열받게 하지만... 엄마한테 혼난 뒤에 엄마가 좋다고 웃으면서 엄마를 찾는 걸 보면 마음한켠이 찡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오은영 박사님 말씀이 많이 공감이 되었다. 부모님께 서운했던 일들을 보면 대체로 내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거나 부모님의 특정 생각과 감정들을 강요했던 것과 관련이 깊었다. 어릴적 나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순응적인 아이였던 것 같다. 남들이 보면 착하고 똑부러지고 예의바른 아이였겠지만 내 마음속에는 어떤 답답한 마음들이 자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내 감정표현을 부모님께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지만, 어릴적 무의식에 형성된 답답한 마음들은 종종 이유없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궁금해서 간이 애착검사를 통해 혼란형 불안정애착 유형(자기부정-타인부정)의 건강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애착유형은 자녀에게 되물림 될 수 있다고 해서 우리 딸도 나와같은 불안정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갈까봐 걱정이 되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부모와 자녀사이에 건강한 애착관계를 만드는 대화법을 130가지의 케이스별로 소개하고 있다. 아래에는 기억에 남은 구절과 함께 대화법을 요약해 보았다. 아래 정리한 오은영 박사님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면서  딸이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부모-자녀 애착을 형성하고 싶다.

 



45pg.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은 정서적인 억압입니다.
내 마음이 편하고 싶어서 상대의 정서를 억압하는 거예요.

238pg.
아이가 세상에 나와서 쌓아온 시간의 양과 우리가 쌓아온 시간의 양은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그 차이만큼 언어의 표현도 차이가 많이 나지요. 우리 시간의 깊이로 아이의 말을 받아들이지 마세요.
우리가 가진 세월의 깊이에 맞게 아이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47pg.
아이가 불편한 감정을 빨리 털어내고 얼른 방긋 웃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 부모 본인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1.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기준을 적용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하지 말자. 죽거나 큰일날 수 있다는 등 부모의 불안을 반영해서 아이의 마음을 불안정하게 하지 말자.

2. 자꾸 놀자고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엄마 인생도 중요하다고 말을 하면 아이는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서운해 할 수 있다.

3. 아이가 실수를 하면 다그치지 말고 안심시켜주자. 아이도 본인이 만든 문제상황에 당황하고 두려워한다. 아이는 불안할 때 누군가 옆에서 안심시켜주길 바란다. 부모는 아이가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해주고 가르쳐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뭐든 처음은 어려운 법이니까.

4. 흥분한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고 진정이 된 다음 깊은 대화를 해야한다. 부모는 아이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도 겨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안이 완화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아이도 상황을 좀 더 둘러볼 수 있다.

5. 아이를 훈육할 때 10글자 내외로 간단히 말한다. "해도 돼? 안돼? 누가그랬어?"와 같이 복잡하고 헷갈리는 말을 쓰지말자. 단호하게 안되는건 안되는거야. 라고 말하면 된다. (빨리빨리, 쓰읍!과 같은 군더더기는 붙이지 않는다) 천번이고 만번이고 부모는 아이가 바뀔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6. 아이가 말하는 것에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평가를 하거나 가르치려하지 말자. 이는 아이의 자존심 문제이다. 아이가 정말로 말한 것이 틀려서 팩트를 알려줘야 한다면, 함께 팩트확인을 하는 것도 좋다.

7. 아이가 어떤 부적절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경우 이는 표현한 그대로의 뜻이 아닐 때가 많다. 오히려 아이의 불쾌한 감정 (속상해요, 슬퍼요, 싫어요)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이 때,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공감하고 수용해주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자. 다만 불쾌한 감정을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자. (때리거나 욕을 하는 것 보다는 싫어요, 기분이 나빠요 라고 말하는 법을 알려주자)

8. 아이에게 '미안해'와 같은 감정을 강요하지 말자. 아이들마다 감정을 경험하고 처리하는 속도가 다르며, 아이들이 감정들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감정을 견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9. 아이에게 체념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 삶을 살아갈 때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고, 그냥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많아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할 수 없음을 배워야 한다. Let's say "안되는 건 안되는거야", "어쩔 수 없지, 있는 걸 가지고 놀아보자"

10. 아이의 시각에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려하자. 아이들은 뇌가 온전히 발달하지 않아서 자기중심적일 수 밖에 없고 자기가 생각한대로 남들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

11. 아이가 최종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부모님과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부모님과 어떤 감정을 교류했느냐? 이다. 아이와 놀이동산과 같이 거창한 것 보다 소소하지만 부모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우리 깜짝이랑 놀아줄 때 종종 깜짝이는 내 표정을 살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 엄마나 아빠가 웃는 표정을 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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