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콤아내 라이프/적당히 만족하며 살기

미니멀라이프를 향해 비우고 비우고 비우고!!!

살콤아내 2020. 10.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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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이나 더 작은 집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짐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니까요.

 

일단 신혼집에는 식탁과 TV다이, 책장, 쇼파, 침대를 제외하고는 수납가구가 없었습니다. 신혼집에 다 빌트인 가구가 있었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비데까지 빌트인 되어 있어서 가구와 가전을 새로 살 필요가 없었어요. 살고 있는 집이 크고 수납공간이 잘 되어 친구들이 모델하우스라고 할 정도로 집이 텅 비어보였습니다. (실제로 방 2개는 놀고 있었고요)

 

딱히 짐이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막상 빌트인 수납공간에 있는 자잘한 짐들을 보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새로 이사갈 집에는 수납공간이 없는데,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남편 회사 특성 상 가구를 살 생각도 없었거든요.

 

자잘한 짐들이 밖으로 나와 있으면 어떻게 될지, 그 짐이 평수 작은 집에 다 들어갈지 시뮬레이션 하기 위해 박스를 구해 직접 물건을 포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물건이 많았고, 집에서 잃어버렸던 물건들, 추억의 물건들도 소환했네요!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 더 이상 필요없는 물건들도 참 많았습니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집에 쓸데없는 짐이 차지하는 공간만큼 돈을  낭비하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공간=돈'이기 때문입니다. 1억짜리 전세아파트에 사는데 한 방에 짐이 가득하다면 그 짐들이 전세금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놓고 다 비우기로 했습니다. 이사 후에도 비우기는 습관처럼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우기 1. 결혼 후 2년 동안 쓰지 않은 물건들은 버리거나 과감히 맘카페에 무료나눔했어요.

안입는옷들, 포장지, 각종 조리도구, 문구용품, 핸드폰 usb, 인형, 일회용품, 고데기, 자이글, 안마용품, 선풍기, 안대 등 정말 잡다한 물건들이었음에도 가져가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아주 작은 동네라 그런지 바로바로 연락이 왔어요. 어떤 분은 아이가 많은데 장난감을 사줄 수 없어서 인형이 있으면 좋겠다는 등의 사연도 있어서 그분들에게는 이것저것 더 챙겨드렸어요. 어떤 분은 나눔이 고맙다며 고구마와 감 등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나눔을 통해 따뜻한 이웃의 정도 느꼈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게되어 너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사 가기 며칠동안 현관문 앞에는 나눔 할 물건들이 쫘르륵 줄지어 있었네요.

 

TIP. 맘카페 물건나눔할 때 개인정보 (이름, 전화번호, 집주소 등) 조심하세요.

한번은 신천지에서 ‘000자매님 맞으시죠? 저희 모임에 추천인으로 등록 되었어요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제 지인 중 한명이 저의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신천지에 줬대요. 동의 없이 개인정보 공유하는거 불법 아닌가요? 정말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곧 이사 갈거라 집주소가 오픈되는걸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는데, 익명의 누군가가 저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은 참 무섭습니다.

 

 

비우기 2. 냉장고 파먹기

이사하기 전에 냉장고 짐을 줄이려 장을 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포장이사에서 아이스박스에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넣어 가지고 간다고 하지만 이동하고 넣는 과정에서 온도가 변하면 쉽게 상하게 되므로 이사 전에 냉장고를 다 비워보자 하는 식으로 꾸역꾸역 먹었어요.

이사할 때 냉장고 정리해주는 이모님도 있다는데, 저는 미리 냉장고를 비우니까 짐도 줄고 식비도 굳었습니다. (냉장고 청소까지 했는데, 이동할 때 냉장고 문을 떼서 이동하게 되어 다시 내부를 청소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저희 집 냉장고는 1/4만 차있습니다. 번거롭더라도 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주 장을 보려구요. 장 보러가는 길에 운동도 되고 건강하고 신선한 제철식품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비닐에 오래 보관되어 먹기 찜찜한 식재료를 버리게 되는 일도 없죠. 저는 시댁에 내려가면 시부모님이 주시는 반찬과 각종 식자재들 아주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식비가 젤 많이 들거든요! 이 또한 아껴야 합니다.

 

 

비우기 3. 폐가전무상방문수거 신청 (http://www.15990903.or.kr/)

집에 있는 자잘한 가전제품은 버리기 애매합니다. 플라스틱으로 분류하자니 환경오염이 걱정되고, 따로 버리자니 버리는 것도 돈이에요. 노트북, 헤어드라이기, 블루투스 스피커, 무선공유기, 칫솔살균기 등 소형가전제품은 5개 이상을 모으면 날짜를 받아 무료로 버릴 수 있습니다. (대면/비대면 수거를 선택가능). 비대면 수거의 경우 박스채로 집 앞에 내놓으면 됩니다.

 

 

비우기 4. 안쓰는 물건은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고 기부영수증도 받으세요

이렇게나 열심히 비웠지만 이사 후에 수납이 안되는 물건들은 집 근처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했습니다. (오후 5시 전까지 기부를 받습니다) 특히 아기를 낳고나서 아가씨 때 썼던 물건들 (가방, 구두, 스커트 등)은 최소 2년 이상 쓰지 못할 것 같더군요. 그 밖에도 화분, 장식품, 청소기, 주방가전 등 하도 많이 기부해서 기억이 안나요. 언젠가 다 쓸 거라고 껴안고 있는 물건들이었는데, 어떤 것들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면 저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었던겁니다.

 

 

비우기 5. 미혼모시설에 아기용품, 산모용품 기부하고 기부영수증 받기 (전화로 해당 용품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센스)

아기가 돌이 되니까 작아져서 못입는 아기옷들과 쓰지 않는 아기용품들이 많아졌습니다. 혹시 모를 둘째에 대비해서 이 옷들을 보관하려고 했는데 앞으로 태어날 둘째가 남자일지도, 여자일지도 모르는데다 태어난다고 해도 계절이 안 맞으면 입힐 수가 없기 때문에 과감히 비우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아기를 가지면 그 때 또 어찌어찌 옷이 생기겠죠!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 80사이즈 내복은 아주 깨끗하게 입혀서 중고로도 판매할 수도 있었는데, 아기 분유값을 걱정해야 하는 미혼모들을 돕는 편이 더 나을거라 해서 아기의류, 아기체육관, 역류방지쿠션, 아기수영장, 바운서 등 모두 다 미혼모시설에 기부했습니다. 기저귀, 분유, 6개월 미만 아기옷 (수유하고 토를 많이 해서 옷을 많이 갈아입혀야 함)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부하기 전에 시설에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기부하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은데, 물건을 보관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카시트나 유모차같이 큰 물건들은 마땅히 보관할 곳이 없다고 해서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팔았습니다.

 

 

비우기 6. 당근마켓 이용

비싸게 주고 샀는데 사용하지 않는 깨끗한 물건은 다시 중고로 거래해보세요. 소소한 커피값은 벌 수 있습니다.

 

 

 

이사를 하며 물건을 발견하고 비우는 과정에서 물건에 깃든 추억을 되새길 수 있었고 앞으로는 물건을 구매할 때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각보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엄마는 다 쓸데가 있다고 버리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살려구요. 물건 욕심을 버리면 생활은 불편하겠지만 좀 더 부지런해지려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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