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사를 하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30년된 구축 아파트라 다용도실에 세탁기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신혼가전을 장만할 때, 갖고 싶었던 LG 트윈 워시랑 건조기를 구매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죠. 제가 줄 자로 도면을 보고 젤 때에는 다용도실에는 충분이 공간이 있었지만, 다용도실 문이 옛날 문이라 통로가 좁아서 문제였습니다.
다용도실로 통하는 문은 거기밖에 없어서 더 멘붕이었습니다. (통상 작은방 창문이랑 연결된 집들이 많잖아요?)
9kg짜리 건조기만큼 적당한 사이즈의 세탁기를 구매하려 했으나 최신 모델은 죄다 17kg 이상이더라고요. 세탁기 모터가 17kg를 돌릴 만큼 강력한 거라서 전기세와는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선택권이 없어서 결국 17kg짜리 트윈 워시를 샀습니다. 첫 신혼집은 신축이라 세탁기랑 건조기를 설치하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 새로 이사 가는 구축 아파트 다용도실 문이 작아서 세탁기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세탁기를 어떻게 집어넣을 수 있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트윈 워시를 건조기에 달아도 세탁기의 폭이 70이 넘어가서 들어가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방법 1. 다용도실 문을 확장한다 (불가능)
다용도실 문을 떼도 세탁기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문을 확장하고 슬라이딩 도어를 다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인기통 카페에 글을 올리면 목수님들이 쪽지로 연락을 주시는데, 다용도실 문 확장 견적은 2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런데, 목수님 두 분 다 저희 집에 오시고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문틀이 시멘트 벽돌인 데다가 공사비용에 비해 효과가 미미해서 되게 애매할 거라고 하셨어요. 주방 타일과도 붙어있어서 다 깨지고 난리 날 거라고 했습니다.
방법 2. 세탁기를 베란다에 놓고 사용한다 (절충안)
베란다에 세탁기를 놓고 쓰려고 했지만 저는 탑층에 살아서 베란다에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데다, 우리나라 계절 특성상 겨울에는 추워 세탁기가 얼어서 고장 날 수 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탁기를 돌릴 때 소음이 발생하거나 세제 냄새가 나고 생활하수가 빗물통으로 들어가는 건 환경에도 안 좋을 것 같아서 결국 세탁기를 분해 설치해서 넣기로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베란다에 콘센트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다른 집들은 어떻게 쓰나 모르겠지만)
방법 3. 세탁기를 분해 설치한다 (가능, 25만 원)
세탁기 분해 설치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멀쩡한 새 세탁기를 분해하는 순간 다시는 공장에서 새로 만들어진 제품에 비해 기능이 매우 떨어진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LG 서비스 센터 이외의 곳에서 분해 조립하다 고장 나면 무상수리가 안된닥도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세탁기가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면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더라고요. 다용도실에 세탁기를 넣으면 외관상 깔끔하고요. 바로 예약을 하고 날짜를 잡았어요.
나중에 세탁기 분해 설치하는 사장님께 들었는데, LG에서 말하는 무상수리는 '모터 무상수리 10년'으로 분해 설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모터를 건드는 게 아니니까요.
세탁기 분해 설치 후기
이사 오는 날 세탁기는 다용도실이랑 가장 가까운 주방에 놓아달라고 했습니다. 세탁기 분해 설치하기 쉬우라고요.
세탁기 분해 설치는 이사 후 일주일 이내에 예약을 잡았습니다. 세탁기 분해 설치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2인 1조로 와서 해주셨는데 모든 부품들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나씩 정리해 놓고 분해 설치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 세탁기 상태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셨습니다. 2년 정도 지나면 세탁기에 물때 끼고 곰팡이 생기는데, 곰팡이 하나 없이 세탁기를 아주 잘 관리했다면서 칭찬받았어요! (원래는 세탁기/에어컨 분해 청소하셨다가 분해 설치도 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세탁기 분해 설치 후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문제없이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TIP. 세탁기 전문가가 말하는 세탁기 관리법
1. 가루세제보다는 액체세제가 물에 잘 녹으며, 세제는 최소한만 사용해도 된다. (저는 보통 빨래에 20ml도 안 써요)
2. 온수로 세탁해야 세제가 잘 녹아서 세탁기 내부에 응고되지 않는다. (저는 최소 40도 온수를 사용합니다)
3. 세탁 후 헹굼은 최대한 많이 한다. (저는 최소 3-4번은 합니다. 세탁물이 끈적거리면 더 헹굼 해요)
4. 세탁기를 사용한 뒤 빨래를 오래 묵혀두지 않으며, 세탁기 문을 열어 환기를 잘 시킨다. (저는 다용도실 문까지 항상 열어둡니다)
5. 구연산, 식초, 베이킹소다 등 인터넷에서 본 청소 용액 레시피로 청소하지 않는다. 애매하게 청소하다가는 세제랑 화학반응을 일으켜 때가 들러붙을 수가 있다. (아줌마들이 하도 구연산으로 청소해서 세탁기 분해 청소하실 때 칫솔로 민다고 함) 차라리 세탁조 클리너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Q. 이사 갈 때 미리 분해해서 해서 이동은 안 해주시나요?
예전에는 세탁기를 분해-이사-조립 까지 해주셨는데 중간에 부품을 잃어버릴 수 있어서 이제는 세탁기 분해 설치만 해주신다고 해요. 다음에 이사 갈 때 세탁기를 다시 빼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세탁기 분해 설치를 받은 건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세탁기가 문에 안 들어가면 '세탁기 좁은문', '세탁기 분해 설치' 한번 검색해보세요. 지역마다 전문가가 다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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