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콤아내의 육아/안녕 깜짝아!

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살콤아내 2020. 10. 1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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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1_영어번역

 

제가 임신했을 무렵 번역프로젝트가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습니다. 업무에 방해가 될까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어떤 소리를 들을지 무섭기도 해서 임신한 사실을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입덧이 없을 때는 괜찮았는데, 점점 심해지는 입덧으로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습니다.

 

사장님으로부터 진도가 느리다는 온갖 쓴소리를 다 들었지만 저는 주어진 일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오기로 버텼습니다. (이번 번역프로젝트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마감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드디어 입덧이 잠잠해지는 임신 5-6개월에 이르러 폭풍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출산 전까지 마친다는 생각으로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쉬엄쉬엄 번역작업을 했습니다. 태교는 영어번역이 되겠네요... 저는 영상을 번역하느라 하루 종일 스피커를 켜놓았기 때문에 따로 태교 음악을 듣는다던가 하는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번역으로 태교를 했다고 해서 아이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흔한 마마, 파파도 할 줄 몰라요. 할 줄 아는 영어단어가 있다면... '에어컨'이에요. 10개월 차 갑자기 아이가 아침부터 밤까지, 새벽 잠꼬대까지 '에어컨'만 말해서 노이로제에 걸릴뻔했네요.

 

 

 

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2_ 학점은행제 수강하기

 

어떻게 하면 임신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해서 맘카페 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선배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는 쉴 틈 없이 바쁘고 힘들기 때문에 임신기간 중 평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라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고싶은 드라마를 다 본다

- 잠을 최대한 많이 자 둔다

- 외식 (특히 고깃집)을 많이 한다

- 꽃꽂이, 베이킹 등 평소 해보고 싶은 취미를 즐긴다

 

저는 위에 해당되는게 1도 없었어요. 우선 번역을 하느라 바빴고 출산하고 육아하고 돌아갈 직장이 없었기 때문에 취업준비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어 전공이라 일반 회사에 취업을 하기엔 마케팅, 회계 등의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임신기간 동안 학점은행제 강의를 들으며 제 부족한 공백을 채워나갔습니다.

 

임신 중기부터 시작해서 산후조리원 퇴소 전날까지 강의를 들으며 12학점을 딸 수 있었습니다. 점수도 다 A이상으로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어요!

 

 

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3_보건소 임산부 요가 수강

임산부가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는 많지 않습니다. 시골에 살아서 마트문화센터나 산부인과 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보건소에서 하는 임산부 요가가 있었는데, 선착순으로 마감되기에 저는 한 기수 먼저 예약으로 수강신청을 해두었어요.

 

임산부 요가는 일주일에 두 번 1시간 반씩 진행이 됩니다. 결혼 전 일 년 동안 열심히 요가/필라테스를 해서 스트레칭 중심인 임산부 요가쯤이야 쉬울 줄 알았는데 임신 후 배가 불러서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평소 되던 동작도 잘 안되고 자꾸 숨이 찼습니다. 요가를 다녀온 날은 피곤해서 그런지 낮에 꿀잠을 잤어요.

 

보건소 임산부 요가가 좋았던 점은 무료인데다 선생님께서 임신 다리 붓기 빼는 자세, 출산에 좋은 자세, 출사 후 골반 교정하는 자세 등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도움이 되었다는 거예요.

 

 

 

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4_육아서적 미리 읽기

평소 집 근처에 도서관에 가지도 않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당분간은 못갈 거라 생각하니 갑자기 도서관에 가고싶어졌습니다. 임신을 하면 태교에 관련된 책이나 임신출산 대백과는 필수로 읽어도 육아관련 서적은 아기 낳고 읽으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임신출산 대백과는 읽고 또읽고 한달만에 마스터했습니다ㅋㅋㅋ)

 

아기를 낳으면 책 읽거나 뭘 찾아볼 시간도 없을 것 같아서 1-2살까지 아이가 어떻게 크는지는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육아 서적을 보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인지발달과 언어에 초점을 맞춰서 책을 골라 읽었고 책 내용을 요약해서 남편과 함께 쓰는 밴드에 올렸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읽었는데 말이죠, 아이낳고 1년이 지난 지금 책 내용이 뭔지 기억도 안나요ㅋㅋㅋ 내용이 기억 안나면 보기 위해 적어둔 밴드글도 1도 안보게 되요ㅋㅋㅋ 이것이 현실육아인거죠?

 

책에서 공통적으로 스킨십과 사랑표현 많이하기, 올바른 언어적 자극 주기, 규칙적인 생활하기와 관련한 내용이 핵심이었습니다. 자잘한건 다 필요없고 이 세가지만 기억해도 나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책 리뷰는 추후 따로 올릴게요)

 

소소하지만 알차게 태교하기 #5_아빠와 함께하는 태교

배에 손을 올려놓고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루 5분 아빠목소리, 하루 5분 엄마목소리 태교동화를 읽어줬습니다. 내용은 참 좋으나 (수미상관으로 연결됨) 저는 입이 아팠어요. 주말에 남편이랑 반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편이 더 즐거웠습니다. (초딩 반주실력입니다만..)

 

 

돌이켜보니 임신기간동안 소소한 일상속에서 매우 알차게 (빡세게) 보냈네요. 태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아이는 매우 온순하고 늘 천진난만하게 웃는 즐거운 아이로 잘 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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