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20일 남았다.
1월에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민법>부터 했는데, 과목이 재미있어서 아주 패기있는 자세로 진도를 나갔다.
그래서 여유있게 진도를 빼고 설렁설렁 공부를 했다.
1월 중순 이후부텉 경제학과 회계학(재무회계)을 들으며 서서히 멘탈이 무너졌다. 암기 위주의 민법과 달리 공식부터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계산문제 나오면 다 틀리니까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진도 속도가 느리지만 이해하지 않고 문제를 풀면 소용이 없으므로 이해할때까지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며 꾸역꾸역 했다.
2월 초 친구들 모임에 다녀오고나서 그들의 의도와 달리 나는 아주 멘탈이 깨졌다. 수험기간동안에는 아무것도 신경쓰지말고 오로지 공부만 해야한다. 공부 이외의 일들이 인생에 들어오는 순간 딴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2월 말부터는 아주 불타올라서 열심히 밀어부쳤다. 인강은 엄청나게 남았는데 시간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는 다신 기회가 없을 거라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므로 지금만큼의 공부시간이 없을 테니까...ㅠㅠ
3월 초에는 2월 말의 여파로 체력이 바닥이 되었다. 잠이 부족하니까 몸이 아프고 마음은 우울했다. 내 마음처럼 안되는구나... 30대는 20대랑 다르다. 머리도 굳고 공부 외에도 인생에서 책임져야 할 일들이 참 많다. 학창시절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은 대가는 정말 혹독했다.
내가 인생을 바꾸려면 뼈를 깎는 극한의 노력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은 지금처럼 재자리걸음이라는 걸...난 깨닫고 있다. 지금도 나쁘지는 않지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혁신을 이루려면 나는 현재의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한다. 과거에 나는 모든것을 포기하지 않고 다 움켜쥐고 가려고 했었기에, 지금 포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온 것 같다.
지금 내가 포기하는 것은 아이들과의 시간이다. 매일 "엄마 같이 놀자요" 하는 둘째를 문 사이에 두고 냉정하게 공부해야한다고 말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 첫째는 그래도 시험이 끝나면 놀 수 있다는걸 이해하고 인내심있게 기다리는데, 둘째는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인지 자꾸 삐뚤어진다 ㅠㅠ 그래서 더 힘들다. 하지만 내가 냉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 한계 이상으로 다 품어준다면 나는 이짓을 몇년이고 또 해야한다. 빨리 끝내려면 더 독해져야 한다.
3월 중순, 시험을 20일 앞둔 지금은 조금 희망이 보인다. 3 과목 인강을 끝냈기 때문이다. 관계법규, 부동산학, 원가회계... 조금 널널한 과목들이라서 경제학과 회계학을 들을 때보다는 덜 부담스러웠다. 빨리 기출문제를 풀고싶은 심정이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이 남았는데, 그거는 그냥 40점만 넘기려고 한다. 모든것을 다 가져갈 수 없으니...
- 관계법규 (총 36강): 2월 20일~3월 5일 (실제 수강일 8일)
= 아이들 방학+남편 시험으로 독박육아+내용정리 하는데 시간을 보냄
- 부동산학 (총 47강) : 3월 8일~ 3월 11일 (4일)
- 원가회계 (총 19강) : 3월 14~16일 (3일)
오늘 원가회계를 후딱 정리하고 남은 20일 중 10일은 기출문제를 돌리고, 10일은 나머지 경제학을 들어야겠다. 20일이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하루 10시간이면 200시간이나된다. 나는 할 수 있다. 모두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나는 힘들어도 해야한다. 조금만 더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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