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 독박육아+프리랜서로 힘들었던 지난 삶
결혼 6개월만에 깜짝 첫째가 찾아오고, (운 좋게?) 2년 터울로 둘째를 낳았다. 이제 첫째는 7살, 둘째는 5살로 벌써 살림+육아만 6년차가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가정주부지만 나름 자격증도 2개나 취득하고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잡다한 일을 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소소하게 한달에 평균적으로 100원씩은 벌었던 것 같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는 아이들이 가장 손 많이 가는 시기에 ( 첫째 5살, 둘째 3살) 어쩌다보니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었다. 누군가는 집에서 육아도 하고 자유롭게 일하면서 돈을 버니 참 부럽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2년 동안 독박육아와 동시에 공부와 일 병행을 하며 아주 힘들게 보냈다. 홀로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고나서 매일 새벽 1시까지 일을 했었는데 마음속으로 ㅅㅂㅅㅂ 욕하고 매일 소리지르고 화내는 날의 연속이었고,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까지 올만큼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집안일+공부+일을 했었다. 그리고 2년 터울 아이들 배변훈련이 겹치는 시기여서 죽는줄 알았다.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던 것은 전세대출과 청약 중도금 마련 때문이었다. 전세금 대출로 이자만 월 100만원 이상이 나가고, 몇달에 한번씩 3000~4000만원씩 중도금을 값아야 했는데 외벌이로는 가계부가 늘 마이너스였다. (청약 말고 그냥 아파트 매매를 했더라면 돈이 더블로 나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족은 외식도 안하고, 모임도 안나가고, 옷도 다 물려입고, 책도 장난감으로 중고로 사는데도 줄이고 줄여도 숨만 쉬는데 돈이 부족했다. 마음이 우울할 틈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 철인 3종경기 하듯이 숨막히게 쫓겨 살아야 했다. 물속에 가라앉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오리와도 같았다. 그냥...누군가에게 하소연하거나 혼자 마음을 달래려 울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너무 힘들었다.
작년에 아파트 입주를 하면서 조금씩 숨통이 트였지만 이사하면서 등하원을 왕복 1시간을 해야했기에 일할 수 있는 나의 가용시간은 줄었다. 2024년에는 프리랜서 수입이 늘었지만, 줄어든 가용시간동안 더 많이 일하는 만큼 너무 힘들었다. 힘든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2025년 남편의 육아휴직선언. 6개월만 버티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
2024년에는 활동한 곳이 9곳 정도 되었는데, 그 중 3곳에서 우수활동자로 표창장을 받아서 나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하지만 앞으로 시민기자 활동을 더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고민이 되었고 그만 하기로 했다.
맨 처음 이 일을 취미로 시작하였고, 운이 좋아서 하루에 기사를 1개씩 쓸만큼 '시민기자'라는 직업적 타이틀을 달고 돈도 벌고 취재경험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일을 수입과 관련지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해서 1500만원...? 정도를 벌었는데, 그 떄문에 인적공제에서 제외되어 연말정산 때 좋지 않았다. (물론 1500만원을 더 벌고, 몇백 못받는게 더 이득이긴 하나....결론적으로 나의 시간과 노력대비 결과는 처참하다)
먼저, 올해 열심히 활동했다고 해도 활동기간이 1년 미만이라 매년 지원서를 내야 하고 연장이 될지 안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리고 기사 1 건당 원고료를 받는 구조인데 열심히 잘 쓰려면 최저시급도 안나올 때가 많고 내가 기사를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어서 수입이 불안정하다. 물론 육아휴직급여도 없다. (이 때 자영업자나 프리랜서같은 특수근로자들이 얼마나 힘들지 마음에 와닿았다ㅠㅠ)
결론적으로 시민기자는 시민기자일 뿐, 생계수단으로서 직업을 찾으려면 여기서의 경험을 통해 비슷한 직종의 다른 곳으로 가거나 (예컨데 정식기자와 같은), 아예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지금 잘 하고 있다고 그 단맛에 취해서 계속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작년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활동도 재미있었지만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공부하기로 결심
나는 남편이 육아휴직에 들어가자마자 공부를 하기로 다짐했다. 내 가용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는 아이가 아파서, 방학이라서 가정보육하는 여러가지 이유로 내 가용시간은 들쭉날쭉했다. 주말부부 남편이 육아휴직까지 하니까 부족했던 시간이 돌아왔다. 이 시간들을 뭘로 채울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론은 공부였다.
남편의 육아휴직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일을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궁금할 수 있을 것이다. 계약직이 아닌 이상 취업을 하면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더 큰 미래에 공부로 투자를 하기로 했다.
몇 년 전 중소기업에 취직한 적이 있었는데 복지가 영 꽝인데다가 언제 짤릴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여성친화기업인데도 "아이가 있어서 일을 못한다"는 사장님의 인격모독적인 폭언이 장난이 아니었기에 그만 두었다. (난 아이떄문에 일을 안나간 적이 없다ㅋ) 능력이 없으면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겠지만, 그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분이 받는 대우를 보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30대 중반 여성이 회사를 들어가기에는 참 애매한 나이이다. 신입은 쓰기 편한 20대를 뽑을 확률이 높고, 경력단절 신입으로 운 좋게 회사를 들어가더라도 위와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결국 떠도는 삶...내 커리어에 전문성이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 뻔하니까.
이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시험을 통해 공정하게 들어가는 것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렵게 들어간 만큼 그 뒤에 받는 보상은 달콤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상황에서 40세 전에 합격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보상받을 것만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공부하기로 결심한 날 89만원짜리 강의를 고민하지 않고 과감히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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